보존이란 무엇인가?
What is Conservation?
| 도서명 | 보존이란 무엇인가? |
|---|---|
| 원서명 | WHAT IS CONSERVATION? |
| ISBN | 979–11–979577–1–0 |
| 저자 | 피터 N. 밀러 |
| 역자 | 박유선 |
| 디자이너 | 임마누엘 양 |
| 커버 촬영 | 다 핑 루오 |
| 정가 | 25,000원 |
| 페이지수 | 128쪽 |
| 크기 | W127×H178mm, 128g |
| 발행일자 | 2024년 11월 15일 |
| 발행형태 | 무선제본 |
| 분류 | 사회과학 |
| SHOP |
알라딘 교보문고 더북소사이어티 유어마인드 고스트북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미술책방 |
|---|
에밀리 윌슨: 저는 문학 연구자이자 역사학자이며, 동시에 번역가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. 번역가로서 저는 무언가를 복제한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, 즉 일종의 동등성을 만들어낸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끊임없이 고민합니다. 이는 오늘 대화에서 언급된 보존, 보전, 복원이라는 개념과 맞닿아 있다고 생각합니다. 저는 의미론적 동등성뿐만 아니라 음향적, 문체적, 혹은 리듬적 동등성을 어떻게 구현할 수 있을지도 지속적으로 고민합니다. 또한, 한 언어에서 완전히 다른 언어로 텍스트를 옮길 때 그 본질을 보존하거나 보전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, 때로는 불가능하다는 점에 대해서도 늘 생각하고 있습니다.
p.57
스탠리 넬슨: 나머지 99%의 인터뷰 내용은 대중에게 공개되지 않고 그대로 사라져 버립니다. 점점 이런 자료들을 공개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, 대부분은 그렇게 되지 않습니다. 결국 그 사람의 전체 이야기가 아닌, 영화 속 작은 클립으로 그들의 인격이 요약되어 버리는 셈이죠. 그렇지만 큰 틀에서 보면, 우리는 여전히 이야기를 보존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. 예를 들어, 영화 「블랙 팬서」에서는 블랙 팬서의 이야기를 아주 독특한 방식으로 보존했습니다. 프레드 햄튼의 이야기도 다른 영화나 방식으로 다뤄질 수 있었겠지만, 우리만의 방식으로 전했습니다.
p.59
대니 S. 바셋: 과학의 이야기가 어떻게 보존되는지, 혹은 왜곡되는지, 그리고 원래의 과학 이야기를 어떻게 복원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많습니다. 그래서 과학이 이야기되고 받아들여지며 참여되는 방식에서 편견을 발견하고 이를 완화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점에서 제 작업을 보존과 복원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. 이러한 편견은 여성, 성 소수자, 소외된 인종이나 민족 출신의 사람들이 과학 이야기에서 체계적으로 배제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. 따라서 모든 과학자의 발견이 공평하게 공유되고, 모두가 참여할 수 있도록 편향을 완화하는 것이 바로 보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. 복원은 이러한 편향된 역사적 구조 속에서 잃어버린 이야기나 발견을 다시 찾아내는 과정입니다.
p.61
피터 콜: 11세기 스페인 중세 히브리 시를 번역하면서 절임과 보존 사이의 차이에 대해 흥미를 느꼈습니다. 강연이나 낭독을 할 때도 종종 피클과 보존을 비교하곤 합니다. (중략) 피클은 좋아하지만, 그런 식의 보존은 마치 생명을 멈추게 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. 저는 번역이 어떤 식으로든 변화를 수반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. 보존가가 대상을 다루며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변화가 번역의 일부로, 즉 새로운 시간과 장소, 새로운 언어로 이동하는 과정에 자연스럽게 포함되기를 바랐습니다. (중략) 보존은 저에게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는 개념이기도 합니다.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반응을 유지하고, 신선하게 반응하는 능력을 보존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진다고 느끼는데, 이것이 바로 ‘피클’이 되지 않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. 기억의 관점에서도 스스로를 보존하는 것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.
p.92
우발도 비탈리: 우리는 종종 어떤 물체의 본질을 완벽하게 복원하려는 꿈을 꿉니다. 하지만 그 이상을 추구하기보다는 그 이야기를 가능한 한 잘 전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. 복원 작업에서 우리는 이야기를 새롭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, 그 이야기를 전달하는 역할을 합니다. 그리고 그 이야기를 반복해서 들려줄 때마다 내용은 조금씩 달라지죠. 즉, 대상에 개입해 본질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, 그 안에 저와 여러분의 모든 것이 조금씩 들어 있습니다.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은 결국 우리의 선택의 결과입니다. 하지만 이런 한계가 오히려 모든 것에 대해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확신을 주기도 합니다.